<인도식 팝콘>은 뉴욕의 레즈비언 하위문화와 가족, 그리고 모성이 맺는 갈등을 다룬 로맨틱 코미디이다. 성적 정체성과 가족의 문제는 또한 인종적•문화적 차이의 문제와 중첩되어 있다.
 사진가이자 문신 아티스트인 리나는 리사와 비교적 안정적인 연인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레즈비언이다. 레즈비언 그룹에서 그녀가 행하는 인도식 문신 그리기는 그룹 내의 문화적 차이를 승인하는 동시에 두 문화를 매개하려는 행위이다. 그러나 인도의 전통적 가치 체계와 생활 규범을 유지하고 있는 어머니는 딸의 성적 정체성을 승인하려 들지 않는다. 그런데 정말 심각한 문제는 리나가 불임인 언니를 위해서 인공수정을 통해 대리모가 되겠다고 마음먹는 순간 발생한다.
 레즈비언 하위문화 내의 코드들과 모성, 혹은 부모 되기는 양립할 수 있을 것인가? 인도의 전통적인 가족 이데올로기를 내면화하고 있는 리나의 어머니와 언니는 이를 수용할 수 있을 것인가? 리나의 임신은 이제 서구와 동양, 성적 정체성들을 둘러싼 다양한 이데올로기와 가치관, 집단들과 힘들이 경합하는 장소가 된다. 본인 스스로 주인공 리나를 연기하기도 한 니샤 가나트라 감독은 복잡하게 얽혀 있는 문제들을 재치 있고 대사와 절묘한 극적 구성으로 유쾌하게 풀어 간다. (권은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