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8.23
[발표] 서울국제여성영화제 15회 피치&캐치 프로젝트 피칭 본선 진출작
26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15회 피치&캐치 프로젝트 피칭 본선 진출작 발표 (부문별 작품명 가나다순) 부문작품명신청자명 극영화고양이 배꼽안선유여름잠송예찬워킹홀리데이 인 라보스타이재은현관 앞의 아이강지승 다큐멘터리용주골 홍지연착지연습마민지파인딩 페루자김예영 15회 '피치&캐치 프로젝트 피칭'(이하 피치&캐치)에는 7월 18일부터 28일까지 11일간 진행된 공모를 통해 총 88편의 작품(극영화 69편, 다큐멘터리 19편)이 접수되었습니다. 전체 접수작 중에서 16편의 작품이 1차 예심을 통과하였고, 2차 예심을 거쳐 총 7편(극영화 4편, 다큐멘터리 3편)의 본선 진출작을 선정하였습니다. 극영화 부문 예심 총평올해로 15회를 맞는 피치&캐치 예선 심사는 현재 한국 영화가 직면한 위기를 돌파하고, 새로운 변화를 주도할 힘은 ‘여성’으로부터 나올 것이라는 확신을 갖게 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여성 창작자들의 저력이 돋보였고, 그들이 만들어낸 서사는 한층 더 진화하며 발전하고 있었습니다. 젠더, 가족, 노동, 역사, 환경, 예술 등의 관심 안에서 본인들만의 개성을 녹여낸 작품들과 장르영화에 대한 독창적인 실험을 보여주는 작품들, 해외 촬영에 도전하는 작품들까지 완성을 기대하게 하는 다양한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현관 앞의 아이>는 중증질환을 앓는 가족을 간병하는 20대 여성의 이야기를 통해 돌봄의 무게와 고단함, 외로움의 정서를 밀도 있게 담아냈으며, <여름잠>은 폭염을 피해 여름잠을 자기 시작한 인류라는 SF 세계관에 현실의 문제들을 예리하게 녹여내 저예산 장르영화로서의 가능성을 기대하게 만드는 작품이었습니다. <고양이 배꼽>은 아슬아슬한 삶의 줄타기 위에서 자신의 중심을 찾으려 애쓰는 40대 주인공의 안간힘이 공감을 주는 작품이었으며, <워킹홀리데이 인 라보스타>는 현 시대를 반영하는 청년세대의 이야기를 통해 다시금 일어나 도전할 수 있는 희망과 용기를 주는 작품이었습니다. 마지막까지 경합하였으나 본선 진출작에 들지 못한 작품들 역시 발전 가능성이 높은 작품들이었습니다. <친정>은 인도네시아 여성과 결혼한 남자가 처가에 처음 방문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로 권력이 역전된 상황에서 오는 긴장감을 민속 호러에 녹인 점이 신선했고, <너무나 긴 침묵>은 작가의 자전적인 경험이 녹아든 퀴어 로맨스로 서정적이면서도 섬세한 감성이 돋보였으며, <그림자 밟기> 스토킹이라는 소재를 피해자와 남겨진 사람들의 시선을 통해 그리며 그들이 느끼는 좌절과 고통을 대리 경험하게 함으로써 공감을 주는 작품이었습니다. <집으로 가는 길>은 억울한 사건에 연루된 용의자의 딸이 아버지의 충격적인 과거와 마주하며 겪게 되는 일로 현대사를 소재로 묵직한 울림을 주는 작품이며, <사라진 수녀>는 수녀원이라는 공간을 배경으로 금기를 깨는 관계 설정과 판타지적인 엔딩이 흥미로운 작품으로 맹목적 믿음과 편견에 맞선 주인공들의 이야기를 통해 해방감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었습니다. 이번에는 함께 하지 못하지만 좋은 작품으로 만나길 기대하며 응원과 격려를 보냅니다. - 극영화 부문 심사위원 일동 (김경민, 김균희, 이재필) 다큐멘터리 부문 예심 총평올해 서울국제여성영화제 피치&캐치 심사에 참여하는 마음가짐은 무거웠습니다. 영화제 지원 축소라는 정책 변화가 국내 영화제들의 근간을 뒤흔들 만큼 크다는 현실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제를 계속 이어가는 마음에 공감하며 책임감이 더해졌기 때문입니다. 한정된 예산에도 불구하고 피치&캐치 프로그램을 이어가고자 하는 영화제에 연대의 마음을 다지며, 출품된 다큐멘터리 프로젝트를 하나하나 성실하게 심사하고자 했습니다. 올해 피치&캐치 다큐멘터리 부문의 예선 심사는 기획의 독창성과 참신성, 작품의 완성도, 발전가능성과 제작가능성, 여성서사로서의 의미를 바탕으로 신중한 검토와 치열한 논의를 거쳐 총 7편의 1차 심사작을 선정했으며, 1차 선정작의 보완된 제작기획서와 러프컷 영상을 바탕으로 숙고 끝에 최종 본선에 오를 3편의 작품을 선정했습니다. <착지연습>은 문화예술계 내 성폭력피해 생존자들과 연대인들이 일상으로 다시 ‘착지’하기 위한 회복과 치유과정을 4년간 따라가는 프로젝트로, 당사자이자 기록자로 짧지 않은 회복의 과정을 단단하게 담아내는 미덕이 돋보였습니다. 치열한 전투에서 생환해 다시 일상을 회복하고자 하는 이들과 연대하는 마음을 더해 <착지연습>의 완성을 기대합니다. <용주골>은 강제 폐쇄 위기에 놓인 파주시의 성매매 집결지인 용주골의 거주민인 성노동자들과 취약함으로 뭉친 연대자들과의 연대의 초상을 담은 작품입니다. 본격적인 철거에 맞서 용주골 성노동자의 투쟁과 이들과 연대하는 주민들, 외부인들이 형성하는 공동체의 모습은 성 산업을 바라보는 복잡한 시선과 갈등 한편, 당사자성을 넘어 생활 속 연대의 확장 가능성을 보여줍니다. <파인딩 페루자>는 주목받는 애니메이션 작가로 활동하다가 자기 확신을 잃고 힘겨워하던 감독과 운명처럼 만난 에티오피아의 16살 소녀 페루자의 우정과 교감을 담은 프로젝트입니다. 단편으로 제작된 바 있는 두 사람의 인연이 각자 삶에서 맞닥뜨린 고립감을 넘어서는 위로의 연대로 발전해가는 과정, 애니메이션을 활용한 차별화한 형식에 태도에 대한 깊은 고민과 섬세한 연출이 동반된다면 더욱 완성도 있는 작품이 되리라 기대합니다. 본선 진출작에 선정되지 않았지만 1차 심사작으로 선정된 프로젝트들도 모두 귀추가 주목되는 작품들이었습니다. <음파음파>는 장애인 거주시설을 나온 발달장애인이자 탈시설 활동가인 인물을 입체적으로 담아내는 시선과 집, 일자리 등 일상적 삶의 맥락에서 장애를 다시 생각하게 하는 접근이 돋보였으며, <반칙왕 몽키>는 기혼남성 전업주부를 '반칙왕'이란 콘셉트로 조명하며 성역할에 대한 고정관념, 다자녀 양육 등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고 우리 사회의 돌봄 노동을 다각도에서 돌아보게 하는 시의적절한 작품이었습니다. 무속과 젠더 이슈를 결합해 제주도 전통신화인 세경본풀이 속 자청비 이야기를 퀴어 서사로 재해석하는 시도가 흥미로운 <세경본을 풉네다>, 예술대학 내 위계폭력을 겪은 당사자가 폭력적인 현실을 방관했다는 죄책감을 가진 주변인들과 다시 만나고 과거의 상처를 직면하며 연극치료, 퍼포먼스를 통한 발화를 모색하는 <블랙박스>도 추후 발전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되는 작품입니다. 출품해 주신 모든 창작자 분들과 프로젝트에 감사와 응원의 마음을 전합니다. - 다큐멘터리 부문 심사위원 일동 (김민경, 김영우, 황혜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