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사에 근무하는 정훈(정재활)에게는 남들에게 이모로 알려진 한 여인이 존재한다. 그러나 그들은 불길한 운명과 끈적거리는 성애로 엮어진 관계이다. 결혼 첫날밤 신랑을 잃은 고귀자(선우용녀)는 자신을 사모하던 홀아비의 어린 아들인 정훈을 데리고 고향을 떠난다. 이제는 성인이 된 그에게 강박적으로 집착하는 그녀는 그를 성적으로도, 심리적으로도 철저하게 지배한다. 정훈에게 다가오는 여자들은 알 수 없는 힘에 의해 끔찍한 처벌을 당하고, 결국 그녀에게서 벗어나고 싶어하던 그마저 비극적인 최후를 맞이한다.
 B급 에로영화와 공포영화의 시각적인 관습들 그리고 미스테리의 구조와 모호한 플롯이 서로 결합된 <묘녀>는 남근적인 어머니에 속하는 여주인공의 모습을 통해서 여성의 성이 갖는 위협성과 괴물스러움을 인상적인 방식으로 표현해 낸다. 영화 전체를 지배하는 고양이나 샤머니즘과 같은 모티브는 여성을 원시성이나 비이성과 연결시키면서 근원적인 공포를 자아내는 타자로 위치지운다면, 꽉 짜여진 프레이밍과 불안정한 카메라 각도 그리고 붉은 조명으로 포착되는 두 남녀의 정사 장면들은 여성의 성과 육체를 위협적인 동시에 매혹적인 것으로 가시화시켜 낸다. (주유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