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회 영화제(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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쟁점들: 이미지, 저항의 기술 (16) | 퀴어 레인보우 (6) |
25주년 특별전 RE:DISCOVER (7) | 페미니스트 콜렉티브 (0) |
예술하는 여자들, 외침과 속삭임 (9) | 박남옥 탄생 100주년 특별전 (5) |
배우 故 윤정희 추모 상영 (2) | 옥랑문화상 (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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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주리
춤을 좋아하는 씩씩한 열여덟 고등학생 소희. 졸업을 앞두고 현장실습을 나가게 되면서 점차 변하기 시작한다. 오랜만에 복직한 형사 유진. 사건을 조사하던 중, 새로운 사실을 발견하고 그 자취를 쫓는다. 같은 공간 다른 시간, 언젠가 마주쳤던 두 사람의 이야기. 우리는 모두 그 애를 만난 적이 있다.
정주리 감독의 〈다음 소희〉는 2017년 전주의 한 대기업 통신회사 콜센터에서 현장실습을 하던 고등학생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실제 사건을 영화화한다. 이 사건은 현장실습이라는 이름 하에 자행되는 노동 현장의 열악함과 착취를 폭로하며 많은 이들의 공분을 쌓으나 이후에도 노동 현장은 개선되지 않았고, 여전히 현장에선 수많은 이들이 최소한의 보호도 받지 못한 채 쓰러져 갔다. 이 영화가 ‘소희’가 아닌 ‘다음 소희’인 이유다. 영화는 현장실습을 나간 소희가 회사에서 겪는 실적에 대한 압박, 전공과는 아무 상관 없이 취업률에만 혈안이 돼 학생들을 현장으로 내보내는 학교, 감정 노동의 고통을 호소해도 아무런 보호도 받을 수 없었던 어린 노동자들의 처지를 전반부에 사실적으로 묘사한다. 그러나 현실을 묘사한-그러나 현실의 아우라를 끝내 담을 수는 없는-잔혹한 드라마로 끝날 수 있었던 영화는 후반부에 이 사건의 조사를 맡게 된 형사 유진의 시선을 따라가면서 ‘응답’이라는 굵직한 질문을 던진다. 그러나 유진의 시선이 머무는 곳은 부재의 자리이다. 그러나 이 ‘텅 빈 응시’의 공간은 결국 응답 불가능으로 돌아온다. 영화의 마지막, 이 부재의 자리에 다시 디지털 복원되어 소환된 댄스 연습실의 소희의 존재는 그래서 더욱 무거운 질문을 던진다. [배주연]
정주리July JUNG
장편영화 데뷔작 〈도희야〉(2013)로 칸영화제 주목할만한시선 부문을 비롯해 토론토국제영화제, 시카고국제영화제, 런던국제영화제 등에 초청되고, 백상예술대상과 부일영화상에서 신인감독상을 수상하는 등 국내외 영화제를 휩쓸며 주목받았다. 〈도희야〉 이후 8년 만에 선보인 〈다음 소희〉로 2연속 칸영화제에 입성하며 한국영화 최초로 비평가주간 폐막작에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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