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희에게〉는 같은 TV 드라마를 좋아한다는 공통분모에서 시작되는 두 여자의 인연과 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정남과 연수는 좋아하는 드라마를 같이 보며 병원 생활의 소소한 낙을 찾고 조금씩 서로를 알아간다. 강하고 굳센 드라마 속 형사가 된 듯한 연수의 상상 같은 이미지, 그 캐릭터에 자신을 빗대어 쓴 편지 형식으로 현실에서 미처 다 전하지 못한 두 사람의 속내를 드러내는 보이스오버는 영화의 결을 좀 더 다채롭게 만들어 주는 장치다. 두 여자의 아픔과 외로움, 그들이 교감하며 서로의 인생에 건네는 위로의 체온을 따뜻하게 담아낸 안정감 있는 연출과 김자영, 조윤지 두 배우의 친밀하고 자연스러운 연기가 조화로운 작품이다. [황혜림 프로그래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