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그헤드와 트윙키는 어릴 적부터 단짝 친구였다. 에그헤드는 트윙키에게 우정 그 이상의 마음을 품지만 트윙키은 레즈비언으로서 자신의 정체성을 발견하는 중이다. 인스타그램을 통해 만난 BD와 오랜 시간 랜선 연애를 이어온 트윙키은 부모님과 에그헤드에게 커밍아웃하고 그를 만나기 위해 여행을 떠난다. 여정에 동참한 에그헤드는 트윙키을 짝사랑하는 마음과 씨름하고, 트윙키는 중국인 입양아이자 동성애자로서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간다. 세라 캄베 홀랜드 감독은 팝콘처럼 톡톡 튀는 재기발랄한 연출력으로 트윙키의 정체성 수용 과정을 밝고 경쾌하게 풀어낸다. 로맨틱 코미디와 모험서사의 익숙한 장르적 토대 속에서 정체성의 교차성을 탐구하는 트윙키가 한없이 사랑스럽게 묘사된다. 결국 그는 정체성의 수용이 타인의 인정과 사랑이 아닌 나 자신을 긍정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됨을 깨닫는다. 다른 영화들 속에서 고루하게 반복했던 깨달음일지 모르지만, 성소수자 혐오가 만연한 한국사회에서 행복을 향해 나아가는 주인공을 바라보는 일이란 여전히 새롭다. 2017년 만든 동명의 단편으로 ‘영화를 만드는 여성들 국제 프로젝트(Women Making A Scene International Film Project)’에서 최우수 영화상과 감독상을 수상하고 장편 제작지원금을 받아 만들어진 작품이다. [이동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