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작고 친밀한 방>은 흑인 페미니스트 시인이자 레즈비언 액티비스트인 오드리 로드의 시와 함께 시작된다. 인용된 시구처럼 따뜻하지만 동시에 자유롭지만은 않은 우리의 방. 조지아의 한 도시에 위치한 그 방은 축구 선수로 활동하는 다양한 논바이너리 퀴어 여성의 아지트가 된다. 그곳에서 그들은 담배를 태우고 술을 마시며 파티를 하고, 웃고 떠들고 연인과 키스하고 사랑을 나누며 서로를 돌본다. 그리고 종종 불안을 참지 못하고 공격적인 말로 상처를 주고받으며 분노하고 슬퍼한다. 외부에서는 보이지 않는 이 숨겨진 작은 커뮤니티는 언뜻 퀴어의 클로짓으로 보이기도 하지만 호모포빅한 조지아 사회에서 유일하게 자기 자신이 될 수 있는 안전한 공간이자 자기만의 방이다. 카메라는 시종일관 이 공간에 함께 거주하며 일어나는 소소한 사건과 인물 들 간의 사적인 이야기를 기록하는 데 집중한다. 또한 일반적인 다큐멘터리 양식과 달리하여 인터뷰나 극적인 갈등을 이용하지 않고 관찰자적인 태도를 유지한다. 그러나 이때 감독의 카메라는 관찰자적 거리 두기가 아닌, 낸 골딘의 기록 사진과 같이 대상과의 거리감이 느껴지지 않는 공기처럼 친밀하게 존재한다. 그 친밀성만큼이나 그들만의 유대와 사랑, 소외와 혼란의 감정을 날것 그대로 우리에게 전달한다. [김경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