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북오세티야의 베슬란에서 ‘베슬란 학교 인질 사건’이 일어나고, 주인공 아다는 가족과 함께 북오세티야 산업도시로 이사 오게 된다. 온 가족은 죽음의 공포를 목격한 트라우마로 서로에게 갇힌다. 가부장적인 아버지 자우르는 자식들을 통제하며, 육체적, 정신적 치료를 받지 못하게 한다. 남동생 다코는 잠자리까지 찾아와 아다를 괴롭힌다. 아다는 감옥 같은 가족을 벗어나려고 한다. 집을 나간 큰 오빠인 아킴이 다시 집을 찾아오고 떠날 기회가 생기지만, 기생충처럼 달라붙은 자우르는 아다를 놓아 주지 않는다.
영화는 외부 충격으로 비극에 처한 가족이 사회와 단절될 때, 가족에 갇혀버린 여성이 남성에 의해 희생을 강요받는 모습을 보여준다. 여성은 남성의 삶을 유지하기 위한 구조물의 역할로 치부되고, 남성은 폭력의 울타리를 만든다. 결국 여성은 계속해서 피해자가 되고 숨겨지며 그 누구에게도 의지하지 못한다. 마침내 영화에서 아다가 폐쇄적인 집을 벗어날 때 마음을 질료 삼아 흔들리는 프레임은, 봉인된 여성의 삶을 거친 표면 위로 날려 보낸다. [핑구, 씨네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