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놉시스

 국회 입성을 노리는 신예 정치인 종찬과 그의 아내 연홍이 선거를 보름 앞둔 어느 날, 그들의 딸이 실종된다. 갑작스럽게 사라진 딸의 행방을 찾기 위해 애를 쓰던 연홍은 딸의 실종에도 불구하고 선거에만 집중하는 종찬과 사건을 제대로 조사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분노하고, 누구도 믿을 수 없는 상황 속에서 홀로 딸의 흔적을 쫓기 시작한다. 하지만 딸이 남긴 단서들을 집요하게 추적하던 연홍은 점차 드러나는 충격적 진실과 맞닥뜨리게 되는데…

프로그램 노트

 21대 총선에 국회의원으로 출마한 김종찬(김주혁). 라이벌당인 노재순(김의성)과 치열한 선거전을 벌이고 있다. 김종찬의 아내 연홍(손예진)은 유명 방송인에서 정치인으로 전향한 남편을 따라 경북으로 내려와 선거전을 돕는다. 종찬과 연홍에게는 중학교 3학년인 16살의 딸 민진이 있다. 김종찬을 향한 네거티브로 도배된 노재순의 홈페이지를 뒤로 하고, 선거 유세를 시작한 날. 딸인 민진이 행방불명된다. 종찬은 선거에 악영향을 미칠 까봐 딸의 실종에 소극적인 대응을 하고, 연홍은 직접 딸의 행방을 찾아 나선다. 민진의 시체가 발견되고 연홍이 범인을 밝혀내는 과정에서 민진의 학교생활과 남편의 과거가 드러난다.

 두 번의 살인과 한 번의 복수로 진실의 추한 이면을 밝히는 <비밀은 없다>는 꽤나 복잡한 영화이다. 수많은 용의자와 공범의 관계를 뚫고 연홍은 결국 지역감정, 패거리, 협잡과 야합, 청부살인 등이 얽혀 있는 썩은 정치의 민낯을 폭로한다. 경상도에서 전라도 출신 아내라고 왕따당하는 엄마 연홍은 또다른 왕따이자 민진의 애인이었던 미옥을 매개로 딸을 이해하게 된다. 정치인 남편 주변에 놓여 있는 세 명의 여성, 즉 신소라, 미옥, 연홍은 모두 각자의 방식으로 남편에게 복수를 가한다. 아버지의 성공은 딸의 죽음을 대가로 한 것이기에 어머니는 딸의 편에 선다. 남편에게 복수를 마친 후 ‘와일드 로즈 힐’이라는 비현실적인 판타지 공간에서 미옥을 포옹하는 연홍. 와일드 로즈 힐은 동화 같은 몽상가들의 공간일까 아니면 오딘의 명령을 거역한 여전사 발퀴레들의 안식처인 발할라일까. (김선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