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ian Premiere 2016 선댄스영화제 2016 예테보리영화제

시놉시스

밀레나는 베오그라드 교외 지역의 부유한 타운 하우스에 안락한 생활을 하는 중년 여성이자 어머니이다. 그녀는 조용히 외모를 가꾸고, 마음을 다해 요리하고, 손님을 대접하고, 친구들과 만나 합창 연습을 한다. 남편과 사랑을 나누고, 오래된 친구들과 멋지게 어울리기도 한다. 하지만 밀레나의 의식
 속에 불안한 현실이 스며들어 그녀의 정돈된 세계를 무너뜨리기 시작한다. 어느날 밀레나는 청소를 하다가 남편이 끔찍한 전쟁 범죄와 연관되어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비디오 테이프를 발견하게 된다. <굿 와이프>는 이 비밀이 밀레나의 삶에 어떠한 반향을 일으켜 결국 그녀를 변화시키는가에 대한 이야기이다.

프로그램 노트

영화의 제작국가가 가장 먼저 눈에 띈다. 세르비아, 보스니아, 크로아티아. 1990년대
 이전만 해도 유고슬라비아 연방공화국으로 묶여있던 이들 국가는 약 10년 동안의 내전으로 각각 세르비아,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크로아티아로
 분리되었다. 유고 연방 공화국이 분리, 독립, 해체되는 역사는 민간인 학살, 강간, 인종 청소, 이슬람인 학살 등의 잔혹한 전쟁 범죄의 역사였다. 그리고 이들의 과거사 청산은 현재 진행형이다. <굿 와이프>는 크게 두 축으로 전개된다. 한편에는 보스니아 내전에 세르비아
 민간군으로 참전했던 가해자인 남편의 축이 있고, 다른 한편에는 평범한 중상류층 가정주부로서 유방암 진단을
 받고 수술을 준비하는 아내를 중심으로 한 축이 있다. 가정주부인 밀레나가 보스니아 내전에서 민간인을
 학살한 가해자를 남편으로 두고 있다는 데에서 두 축이 충돌과 갈등을 빚어낸다. 영화는 밀레나가 암이라는
 공포를 부인하다가 대면하게 되는 과정과, 남편을 전쟁 범죄자임을 애써 외면하다가 결국 남편을 방송국에
 고발하는 과정을 나란히 병치시킨다. 전쟁 범죄는 인간의 몸에서 일어난 암과 같다. 뿌리를 뽑지 않으면 언제든지 재발될 수 있는 암처럼 전쟁 범죄자는 그에 상응하는 죄 값을 받아야 하고 그렇지
 않으면 용서란 없다.

<굿 와이프>에서 ‘굿 와이프’란 한 가정을 평화롭게 꾸려가는 평범한 가정주부를 말하기도
 하지만 동시에 전쟁범죄자 남편을 사회에 고발할 수 있는 용기 있고 ‘정의로운 와이프’를 말한다. [김선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