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n Premiere | 2015 앤 아버 영화제
 최우수 LGBTQ 영화 / 2015 부에노스아이레스국제
 독립영화제 아방가르드
 &장르 심사위원특별언급
 하이파 국제영화제
 여우주연상, 남우주연상
 시카고국제영화제

시놉시스

<로얄 로드>는 영화 언어로 풀어낸 기억에 관한 에세이다.
 지난 시절에 대한 향수, 부치 정체성,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
 의 영화 <현기증> 등에 관한 내밀한 고찰이 담긴 것은 물론,
 캘리포니아 지역의 스페인 개척 시대와 멕시코-미국 간의 전
 쟁사를 다룬 입문서가 되기도 한다. 캘리포니아의 도회적 풍
 경을 16mm 카메라에 관조적으로 담아낸 <로얄 로드>는
 미국의 저명한 시나리오 작가인 토니 커쉬너가 내레이션을
 맡았다.

프로그램 노트

영화사학자이자 90년대 북미에서 큰 영향을 미쳤던 퀴어 웹사이트 ‘플래닛아웃’의 공동 설립자인 제니 올슨의 두 번째 영화. <로얄 로드>는 기억하기, 노스텔지아, 부치 정체성에 대한 성찰이 의식의 흐름을 따라 진행되는
 아름다운 시적 영화 에세이다. 인적 없는 캘리포니아 도시의 풍경을 배경으로 음악도 없이 현장음만 들리는
 가운데 제니 올슨의 보이스 오버 내레이션이 흐른다. 이를 따라 16미리로
 촬영된 관조적인 풍경 이미지의 표면 아래에 다양한 색과 모양의 역사적 지층이 형성된다. 캘리포니아 사가로서의
 이 지층은 스페인의 식민지 시기와 멕시코-미국 전쟁 같은 탈식민적 주석을 늘어놓기도 하고, 때로는 빌리 와일더의 <선셋 대로>(1950)와 알프레드 히치콕의 <현기증>(1958) 같은 할리우드 고전 영화를 탐사하기도 한다. 거기에
 올슨 자신이 어린 시절 짝사랑했던 줄리엣이라는 이름의 소녀에 대한 자전적인 이야기까지 껴든다. 역사적
 사실이든, 도시 인류학이든, 영화 비평이든, 개인적 향수든 상관없이 이 모든 것들은 매우 내밀하고 정서적인 반향을 일으키며 다가온다. 특히 <현기증>의
 독해는 매우 새롭다. 진 리스가 『광막한 사르가소 바다』에서
 크리올계인 다락방에 갇힌 미친 아내 버사를 중심으로 『제인 에어』를 다시 썼듯,
 <로얄 로드>는 스페인계이자 초상화의 주인공이며 비극적 자살로 생을 마감한 카를로타의
 관점에서 <현기증>을 다시 쓴다. 소수자의 시점으로 다시 쓰고 읽기. 영화는 도시의 풍경에서 욕망의
 지형학을 본다. 선댄스 영화제에서 소개된 이후 2015년
 미국 최고의 독립영화 중 하나로 뽑히기도 했던 <로얄 로드>는
 영화, 퀴어 감수성, 도시,
 역사를 사랑하는 이라면 꼭 봐야 할 작품이다. [조혜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