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놉시스

한 소녀가 아파트에 자신을 가두고선 밤새 뭔가 이상한 일을
 벌인다.

프로그램 노트

18세에 영화학교를 자퇴하고 다이아몬드 거래소에서 일하며 번 돈으로 만든 애커만의 데뷔작. 이 영화는 대표작 <잔느 딜망>에서 마지막 작품 <노 홈 무비>까지 애커만의 주요한 영화적 공간이 된 부엌의 원형을 품고 있다. 명랑하고 경쾌하게 허밍을 하며 등장한 애커만은 부엌에서 청소, 요리, 구두닦이 등의 가사노동을 하고 춤을 추다가 창문과 문을 테이프로 봉하고 가스에 불을 붙여 부엌을 폭파시킨다. 애커만이 날려버리는 것은 제목의 ‘마을’이 아닌 부엌이다. 부엌은 가부장제에 의해 억압된 여성적 우주가 된다. 폭발음 이후 검은 화면을 배경으로 들리는 즐거운 노랫소리는 일종의 파괴를 통한 해방을 암시한다. 그렇다고 부엌에서 마냥 불행한 것만은 아니다. 시적 모순과도 같은 애커만의 발랄한 허밍은 그 부엌에서 일하고 돌보는 여성들의 노동에 보내는 존중이라고 할 수 있다. [조혜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