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놉시스

태평양 전쟁, 미국과 일본은 오키나와 섬을 희생하여 마지막 전투를 벌인다. 당시 오키나와 현립 제일고등여학교의 학생들은 어린 나이임에도 간호부대 및 탄약운반부대로 참전해 끔찍한 전쟁터를 경험한다. 청춘영화와 반전영화 혹은 패전의식과 좌파 평화주의의 복합적인 앙상블.

프로그램 노트

1945년 미군의 오키나와 상륙 직전 패전의 기운이 짙게 드리우던 일본군은 오키나와의 여학교 학생들까지 전쟁에 동원한다. 탄환의
 운반부터 부상당한 군인의 간호, 취사 등 주어진 일을 전쟁터 한가운데서 수행하던 이 소녀들은 총격을 피해 바다 속으로 뛰어들거나
 공습에 피살되어 모두 죽게 된다. ‘백합공주’라는 뜻의 ‘히메유리’는 전쟁에 동원된 여학생들에게 백합휘장을 달게 한 것으로 유래된 명
 칭으로, 전쟁이 끝난 후 오키나와에는 이 소녀들을 추모하기 위해 ‘히메유리의 탑’이 건립되었다.

 오키나와전과 히메유리 부대는 일본과 미국의 태평양 전쟁의 일환이면서 동시에 일본의 내부 식민지였던 오키나와와 본토의 갈등과
 통합, 그리고 전후 평화주의 일본 내에서 정치관계와 민족동일화의 젠더적 문제 등의 역학이 복합적으로 작동하는 하나의 장이다. 전
 후 일본영화의 좌파 휴머니즘을 대표하는 이마이 다다시가 연출한 이 영화는 일본 군국주의 비판과 국가재건의 열망 사이, 그리고 오
 키나와와 여성에 대한 속죄와 타자화 사이 어딘가의 지점에서 양가적인 태도를 보여주고 있다.

 가가와 교코는 이 영화에 출연한 후 배우의 사회적 역할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되었고, 자신의 연기 인생에 있어 하나의 전환이 되었다
 고 자주 말해 왔다. 히메유리와 관련한 추모사업에도 지속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황미요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