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놉시스
 잘 알려진 ‘뮬란’이야기의 황매조 영화 버전. 뮬란은 아픈 아버지를 대신해 남장을 하고 전쟁에 나가 큰 공을 세운다. 여배우가 남자 역할을 하는 황매조 영화의 장르적 특성과 남장 여자 이야기인 화뮬란이 유기적으로 결합해 볼거리를 제공한다. 이 장르의 간판스타 악풍감독과 능파가 각각 연출과 주인공 화뮬란 역할을 맡고 있다.

 프로그램 노트
 <여장군 화뮬란>은 홍콩의 유명한 영화제작사인 쇼브라더스가 악풍 감독과 만든 황매조 뮤지컬 영화로서 병든 아버지를 대신해 남장을 하고 전쟁터에 나가 공을 세운 뮬란의 이야기를 영화로 옮긴 것이다.
 이 영화에서 가장 인상적인 것은 화뮬란이 별 어려움 없이 다양한 성역할을 수행한다는 것이다. 그녀는 특정 성역할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찾으려 하지 않고 마치 놀이 하듯이 다양한 성역할 사이를 왔다 갔다 한다. 화뮬란은 즐겁게 바느질을 하는 조신한 여성인 동시에 뛰어난 무술 실력으로 수백 명의 병사를 거느리는 용감한 장군이기도 한 것이다. 그에 맞춰 화뮬란의 노래 가락 역시 자유자재로 고음과 저음을 넘나든다. 여배우가 남자배우의 역할을 하는 황매조 장르의 특징을 영화의 내러티브 안으로 통합시켜 더 전면화 해버린 것이다.
 잊을만하면 국가와 가문에 대한 충성을 강조하는 것이나, 마지막에 결국 전형적인 여성의 모습으로 돌아가는 것 등이 아쉬울 수 있겠지만 그럼에도 영화 내내 주체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그녀의 모습은 매우 매력적이다. 그렇기 때문에 결말 속 화뮬란의 모습도 그녀의 주체적인 결단으로 보여 오히려 매력적으로 보인다. 오늘은 옷 곱게 차려 입은 착한 딸이지만 내일은 또 무슨 모습으로 뭘 하고 있을지 아무도 모르는 것이다. (김보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