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아이치국제여성영화제
 

 시놉시스
 유명 여류 작가 예코 노가미는 유리코 추조를 잡지 편집자 요시코 유아자에게 소개시켜준다. 17세에 낸 소설로 일본사회에서 천재작가로 격찬 받은 유리코는 19살이 되던 해 15살 연상의 학자와 결혼하지만 5 년이 흐르자 결혼 생활은 불만으로 가득 찬다. 요시코와 유리코는 만나자마자 서로에게 빠져들고 사랑인지 우정인지 고민하던 과정에서 서로 간의 애정은 더욱 깊어진다. 하지만 두 사람의 관계는 유리코의 남편 아라키에게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남긴다. 아라키는 미국으로 떠나지만 유리코의 부모 덕분에 일본으로 돌아와 교수가 된다. 그는 유리코 외에 어떤 것도 잃어버리지 않았다. 영화는 유리코와 요시코, 아라키 세 사람의 사랑과 증오, 이성애와 동성애에 관한 감성적 드라마를 그려낸다.

 프로그램 노트
 유아사 요시코는 러시아 문학과 희곡의 뛰어난 번역가로, 추조 유리코는 페미니스트 소설가이자 전후 민주주의 문학운동 서클에서의 활약으로 일본 근대 문학사에 뚜렷한 자취를 남기고 있다. 여성 핑크 영화계의 거장 하마노 사치가 쇼와시대 이 걸출한 두 여성 문인 간의 사랑과 이별을 영화화하였다. 어린 나이에 소설을 발표하고 문학계의 스타가 된 유리코와 잡지 편집자 요시코는 첫 만남에서부터 서로에게 끌린다. 레즈비언으로서 자신의 정체성을 공공연하게 밝히는데 거리낌이 없는 요시코와 달리 이미 저명한 학자와 결혼을 한 유리코는 남편을 떠나겠다고 마음을 먹지만 쉽게 실행에 옮기지 못한다. 유리코와 남편의 갈등은 비단 요시코와의 문제 때문만은 아니다. 영화는 근대 초기 여성지식인이 느껴야 했던 신식 로맨스와 결혼에 대한 실망과 한계 역시 주의 깊게 조명한다. 유리코가 남편과 결별하고 요시코를 찾아오는 시점에서 영화가 끝이 나지만 마지막 장면은 그녀들의 미래가 밝지 않을 것임을 암시한다. 근대 초기와 전쟁이라는 새로운 세상이 가능할 것만 같았던, 그러나 또한 새로운 세상이 절망을 주던 격동의 시기를 겪어 가는 일본 여성지식인들의 세계가 요시코와 유리코의 관계와 더불어 재현된다. (황미요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