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놉시스
 작은 상자에 켜지는 불빛. 모든 것이 사라진 그 순간 ‘영화’는 그렇게 태어났다.
 구멍을 들여다보는 눈. 종을 울리는 남자. 어둠 속에서 빛을 발하는 상자로 모이는 사람들. 파란 원피스를 휘날리며 소녀는 ‘영화’를 달려 나간다.

 프로그램 노트
 현재 일본영화의 가장 기이한 에너지 요코하마 사토코의 최신 단편 <한밤중에 활극을>, <할머니 여자아이>와 일본 영화계에 그녀의 존재감을 알리기 시작한 영화미학교 졸업작품 <치에미와 고쿤파초>가 2012년 서울국제여성영화제에서 공개된다. <할머니 여자아이>에는 감독의 장편 데뷔작 <저먼+레인>(2006)의 주인공 노자키 요시미가 어딘가 나사 빠진 듯한, 환상과 일상의 경계를 살아가고 있는 주부 하쓰에를 연기한다. 하쓰에가 불쑥 남편 다카시에게 전화를 거는 장면에서 보여주는 순간의 광기는 요코하마 감독과 노자키 콤비만이 표현 할 수 있는 경지를 보여준다. <한밤중에 활극을>에서 요코하마 사토코는 이전까지의 작품들 속에서 보다 더 적극적으로 판타지와 초현실주의적 세계로 나아간다. 키네토스코프로 영화를 보여주던 소녀는 ‘ 시네마’그 자체가 된다. <치에미와 고쿤파초>에서는 이후 장편에서 보여지는 아오모리에 대한 애정과 응석부리지 않는 여자아이에 대한 흔적을 볼 수 있다. <울트라 미라클 러브스토리>(2009) 이후 스크린에서의 요코하마 사토코의 부재를 아쉬워하고 있는 관객들에게는 선물 같은 작품들이다. (황미요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