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회 캘커타단편영화제 개막작
 

 시놉시스
 ‘결혼 시장’을 위해 신부수업 중인 젊은 미혼 여성의 독백이 영상과 함께 펼쳐진다. 그녀의 부모가 복잡한 중매 절차로 분주한 나날을 보내는 가운데 그녀는 사트야지트 레이 감독의 영화 <차룰라타> 속편 작업으로 꿈에 부푼 영화감독 애인과 헤어진다. 시름에 잠긴 그녀는 자신의 예민한 성격을 버리고 사회가 바라는 대로 잘 다듬어진 자아를 키워 <차룰라타>에 나오는 사랑과 희생의 여주인공이 되려고 시도해 본다. 하지만 그녀가 기존 질서에 순응하고 일원이 되어 당장의 실패는 받아들인다 해도 그녀의 마음 깊숙한 곳에서는 자신을 포기하지 않으려 한다.
 
 프로그램 노트
 <차룰라타의 못다한 이야기>는 두 명의 여성이 주인공이다. 한 명은 이 영화의 주인공이자 결혼을 앞둔 한 젊은 여성이고, 다른 한 명은 사티야지트 레이의 영화 <차룰라타> 속 여주인공이다. 주인공의 남자친구가 <차룰라타> 속 이미지와 인물들에 사로잡혀 속편을 만들 계획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영화의 독특한 구성과, 사랑과 결혼이라는 이슈에 다가서는 한 젊은 여성의 접근방식은 매우 주목할만하다. 또한 이 영화는 현대 여성의 선배라 할 수 있는 또 다른 여성상을 소개하고 있다. 이 여성은 환상이 깨졌다고 울지 않는다. 그녀는 단지 현실을 인생의 한 부분으로 받아들이고 앞으로 나아갈 뿐이다. 또한 오직 자신만이 미래에 자신의 신체적, 감정적 욕구를 책임질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형식 면에서 보자면 이 영화는 이미지나 대사 등 모든 영화적 요소들이 매우 소박하게 절제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주로 뉘앙스나 얼굴 표정으로 많은 것을 전달하는 것이다. 더욱이 이 영화는 명망 있는 감독인 사티야지트 레이 감독이 멈춘 곳에서 시작하여, 여성의 시각으로 바라본 속편을 선보인다. 어떤 이들은 이 영화를 사티야지트 레이 감독의 영화에 대한 용감한 대안이라 부를 것이다. 젊고 모험심이 많은 감독만이 이러한 시도를 할 수 있으며, 이를 선택한 심사위원들 역시 대담하다 할 수 있다. 현재 인도의 영화제작 환경 속에서, 이 영화는 형식과 테마 두 가지 면에서 모두 색다른 시도라 할 수 있다. (바산티 산카라나라야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