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의 주인공은 세 명의 여성인 나오미와 미셀 그리고 아눅이다. 영화는 각기 다른 배경을 갖고 있는 주인공들이 유태교 성지인 사페드에 모여 서 카발라의 비밀스러운 정화 세례인 티쿤을 통해서 어떻게 변화해가는가를 보여준다. 영화에서 가장 커다란 갈등은 2000년이라는 시간이 지난 지금에도 변하지 않은 정통 신비주의 유대교와 실제 유태인 여성들 사이에서 벌어진다. 나오미는 어머니가 죽은 후 랍비와의 결혼을 미루고 신학공부를 하려고 카발라 성지 중 한 곳인 사페드에 있는 여성들만의 신학교에 온다. 부유한 집의 반항적인 딸인 미셀은 딸의 일탈을 걱정한 부모 때문에 나오미와 같은 신학교에 강제로 들어가게 된다. 한편 가정을 버리고 사랑하는 남자를 따라 프랑스로 갔다가 결국 그 남자를 죽인 아눅은 죽기 전에 자신이 지은 죄를 구원 받으려고 사페드에 온다. 심각한 병에 걸린 아눅을 돌보라는 신학교 교장의 부탁으로 신학교 기숙사 룸메이트였던 나오미와 미셀은 함께 아눅의 집을 정기적으로 방문하게 되고 결국 아눅을 위해서 함께 티쿤을 치룬다. 그 후에 각각은 이전의 세속적인 일상이 아닌 다른 삶으로 빠져들게 된다. 영화는 결혼을 해서 아이를 기르고 랍비 남편을 부양해야 한다는 유태인 정교의 굳건한 믿음과 그 종교를 믿으면서도 다른 삶을 살려는 의지를 갖고 있는 여성 간의 갈등을 카발라의 무대 위에서 펼친다. 여성의 스스로의 삶에 대한 의지는 어떻게 종교와 타협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던지는 영화. (김선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