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이 참 멀다. 아이들도 인간이라는 존재라고 당장 증명이라도 해야 하는 듯이 화를 내고 힘들어하고 원하는 것은 또 많다. 터미널에서 아이들의 발끝을 바라보며 문 밖으로 나가길 망설이는 엄마는 문을 지나가는 남자에 밀려 어쩔 수 없이 아이들 앞으로 다시 모습을 드러낸다. 엄마의 망설임 속에는 온갖 불안감이 스친다. 카메라의 시선은, 엄마의 그것으로 때로는 제3자의 시선으로 교차되면서 엄마의 감정을 보여준다. 엄마와 아이들은 이 짧고도 긴 여정의 숨가쁜 걸음 후에 잠시 휴식을 취한다. 제58회 칸영화제의 씨네파운데이션이 선택한 꼼꼼한 구성을 가진 단편영화. (김수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