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여성영화제에 졸업작품 <물고기는 잠들지 않는다>(2002)로 이미 소개된 적이 있는 프랑스 출신의 감독 가엘 드니스는, 전작의 배경이었던 일본에서 이번에는 영국으로 옮겨왔다. 주인공은 변함없이 일본인 여성이다. 교토미술대학의 교환 프로그램에 참여하여 일본에 체류한 바 있는 감독은, 그곳에서 뼈저리게 경험한 외국인으로서의 복잡한 감정을 거꾸로 일본인 여성 인물을 통해 런던이라는 대도시에서도 그려낸다. 아시아와 유럽을 넘나드는 글로벌 시대의 여성적 시선이 라이브액션과 애니메이션의 디지털 이미지 처리에 의해 몽상적으로 실현되어 있다. [김준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