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기를 좋아하고 스케이트보드를 잘 타는 열세 살 소녀 메렐은 부족함도 넘침도 없이 고요하게 청소년기의 문턱을 넘고 있다. 그렇지만 어느 순간 갑자기 자신의 삶이 견딜 수 없는 무엇이 되어간다는 느낌을 받는다. 급우들은 아무 이유도 없이 메렐을 놀려대기 시작하고, 장애가 있지만 그 누구보다도 아끼는 남동생 캐스퍼도 짐처럼 느껴진다. 학교 뮤지컬에서 그토록 바라는 주인공이 되지 못하는 메렐은 인생의 주인공 자리를 빼앗긴 듯 절망하고 그 불만은 입양아임이 밝혀진 동생에게로 향한다. 동화 <파랑새>의 치르치르와 미치르 남매가 행복의 파랑새를 찾아서 떠나듯 메렐도 돌파구가 필요하다. 그런 메렐에게 통학길에 만난 흑인 아저씨는 ‘파랑새’의 이야기를 전하며 마음의 평화를 선사한다.
 어린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와 섬세한 연출에 힘입어 2005년 베를린 영화제 아동영화부문 최우수상을 받았다. 어린 소녀가 주인공이지만 자신의 파랑새를 찾고 싶어하는 이들 누구나의 마음에도 공명을 일으킬 수 있는 철든 영화이다. (구정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