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를 위한 노래>는 영화편집자로 일해온 그리스 여성감독 엘리사벳 크로노폴로의 첫 장편 연출작으로, 제목처럼 성장한 딸이 되돌아보는 어머니에 대한 이야기이다. 올가는 아홉 살이던 1972년, 어머니 이렌느가 감옥에 수감되는 바람에 외톨이가 된다. 연극배우였던 이렌느는 그리스 독재정권에 대항해 저항운동을 펼치고 있었다. 올가는 자신의 아버지이자 이렌느의 전남편인 마놀리와 같이 살게 되고, 외로운 어린 시절을 보내게 된다. 한편, 이렌느는 수감생활을 통해 많은 변화를 겪으면서 이전과는 훨씬 달라져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그러나 십대 때의 올가는 엄마를 전혀 이해하지 못한다. 아니 어른이 되어서도 좀처럼 화해하기가 힘들었다. 그러나 자라서 가정을 가지고 영화편집자로 일을 하게 된 올가는 어머니의 삶은 과연 어떤 것이었는지에 관심을 갖게 된다.
 영화는 올가의 현재 모습은 컬러로, 이렌느의 과거 활동 모습은 흑백으로 처리해 두 세대와 두 여인의 삶을 교대로 보여준다. 여기에 이렌느의 어릴 적 단짝 친구로 함께 연극을 하면서 그녀의 인생에 영향을 미치는 바시아도 등장한다. 서로 깊이 사랑하면서도 어쩔 수 없는 상황들 때문에 감정을 제대로 표현하지도 못하고, 서로 다른 사랑, 우정, 모성애, 부성애의 감정들이 충돌해가는 과정이 펼쳐진다. 영화는 올가가 엄마의 연극무대를 본 뒤 짓는 옅은 미소로 끝을 맺는다. 개인의 삶과 정치적 삶이 접점을 찾게 되는 순간이다. (윤용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