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소나가치 성매매 여성들을 중심으로 하는 다큐멘터리. 지금까지 우리 사회에서는 제대로 들리지 않은 목소리들을 접할 수 있다. 성매매에 대한 인식을 바꾸어놓을 수도 있는 영화이기도 하다. 감독의 넉넉함과 풍부함이 성매매 여성들의 당당함과 어울려 돋보인다. 현장의 여성들은 당당하게 성노동자로서 노동권과 결혼제도, 윤리, 생산에 대해 자신들의 주장을 펼친다. 성매매 여성에게 가해지는 강간이나 경찰의 폭력에 대한 저항의 목소리 또한 찾을 수 있다. 저항의 방식 또한 다양하다. 거리에서 카니발을 시도하고, 뇌물을 요구하는 경찰을 면직시키고, 성매매 여성들의 현실을 알리기 위한 극단도 만든다. 그리고 연극공연도 한다. 재활과 구제라는 말에 대해서는 강력하게 문제를 제기한다. 가정주부와 성노동자 사이에 차이가 무엇인지를 반문하기도 한다. 성매매 여성들을 위한 성매매 여성들의 자치조직의 다양한 인물들과 활동가들을 스크린에서 접하는 관객은 또 하나의 여성공동체를 경험하게 될 것이다. 영화를 보고 나면 “아무시니, 아무시니, 나는 바로 그 여자”라는 노래가 귓가를 울린다. 이 노래 가사 내용의 주인공인 여성들의 공동체, 그 공동체에 대한 따뜻한 시선으로 만들어진 영화이다. 양념으로 이 영화는 흔히 말하는 사랑에 대해 질문한다. 감독은 발렌타이 데이의 이성애적 사랑과 자신이 어린 시절 거리에서 본 사랑을 주제로 한 영화들에게 농담을 건네기도 한다. 이 농담이 다른 형태의 사랑의 가능성으로 이어지는 듯하다. (고정갑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