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년 타이페이 시에서 공창제 폐지를 발표한 이후, 타이페이 시에서는 ‘공창’ 혹은 ‘성매매’를 둘러싼 지난한 싸움이 시작되었다. 공창제하에서 합법적으로 성매매를 해오던 여성들은 공창제 폐지를 반대하며 일할 권리를 주장했다. 뿐만 아니라 여성단체와 여성학자들이 성노동자의 권리, 성매매의 합법화와 성매매 금지 사이에서 다양한 입장차를 드러내면서 사회는 혼란에 휩싸이게 된 것이다. <공창묵시록>은 그 싸움의 과정을 기록한 영화이며, 이는 곧 공창 혹은 성노동자로서 자기의 권리를 인식하여 서로를 조직하고, 자신들을 비난하는 사회를 향해 자기 목소리를 내는 과정이기도 하다.
 영화는 공창이었던 3명의 여성들이 언제, 어떻게 공창이 되었으며, 공창제 폐지 이후 이들의 삶이 어떤 변화를 겪고 있는지를 카메라에 담고 있다. 이들의 목소리로 성매매에 관한 해결되지 않는 문제들을 끄집어낸다. “내가 남의 것을 훔쳤느냐? 왜 내가 비난받아야 하느냐? 정부보조금 원하지 않는다. 일을 할 수 있게 해 달라”며 공창여성들의 자치조직을 만들어 긴 싸움을 하고 있는 여성도, “더 이상 그 일을 하고 싶지 않다. 공창을 그만둔 것을 후회하지 않는다”는 또 다른 여성의 목소리도 모두 진실이며, 성매매의 ‘실체’이다. (문은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