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어머니로부터 분리되어 사회에 입문하기까지 아이에게 있어서 어머니는 첫사랑의 대상이다. 이러한 유년기의 어머니와 아이의 일체감에 대한 백인 여성이론가들의 신화화는 80년대 ‘여성문제’의 쟁점이기도 했다. 그러나 어머니와 아이가 백인과 유색인종이라면, 또 그것이 호주에서 백인과 원주민의 동화정책의 하나로 이루어진 가정의 모녀관계라면 달라지지 않을까? 이제는 늙고 쇠약해진 백인 어머니를 돌보는 원주민 중년여성의 행동과 표정에는 알 수 없는 적의와 갈등이 나타나 있다. 이것은 그녀가 죽어가는 어머니 옆에서 유년의 고통스러운 기억을 떠올리기 때문이다. 바닷가에서 짓궂은 아이들에게 괴롭힘을 당할 때 모든 척 외면하던 어머니, 그리고는 마침내 사라져 버린 어머니의 이미지는 중년이 된 여성의 기억에 모성에 대한 갈증과 분노를 심어놓았던 것이다. 백인 어머니 곁에 앉은 원주민 딸은 어머니에게 고통을 주고 싶어하지만 또한 모성의 충만한 사랑을 보상받고 싶어하기도 한다. 이러한 원주민 딸의 양가적인 감정이 이 영화의 중심에 놓여 있다.
 이 영화는 백인여성들이 경험하지 못한 어머니와 딸의 관계를 호주 원주민 여성의 시각에서 통찰하고 있다. 어머니와 자식관계로도 해소되지 못하는 인종 간의 갈등을 신의 은총은 어디까지 해결할 수 있을까? 그래서 이 영화에서 신을 부르는 노랫소리는 영화의 이미지와 묘하게 대립된다. 이 영화에는 대사가 없다. 하지만 몸의 언어적 표현은 충만하다.
 
 *1991년 템페레 국제 단편영화제 심사위원 특별상 수상
 *제39회 맬버른 국제영화제 최우수호주작품상 수상
 *1990년 칸느영화제 경쟁부문 출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