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친구>는 <피아노>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제인 캠피온의 첫번째 장편영화이다. 1986년 칸느에서 상영되었을 때 용감하고 새로운 페미니즘의 목소리라는 격찬을 받으며 <껍질벗기기 Peel>(1986년 칸느영화제 단편부문 황금종려상 수상)와 더불어 당시 무명이던 제인 캠피온을 세상에 알리는 역할을 했다. <두 친구>는 서로 다른 길을 걷게 된 15세 소녀 루이즈와 켈리의 우정을 10개월 간의 에피소드를 통해 진솔하고 섬세하게 보여준다. 이야기는 루이즈의 이혼한 부모, 자넷과 짐이 마약중독으로 죽은 10대 소녀의 장례식에서 만나서 자기네 딸 루이즈는 괜찮은지, 또 루이즈의 친구인 켈리는 어떤지를 걱정하는 데서 시작한다. 단정한 커트머리에 사립고등학교 교복을 입은 루이즈와 인디언 헤어스타일의 펑크족 켈리는 외모만으로는 너무나 다른 세계에 살고 있는 듯이 보인다. 남자친구 매튜로부터 가출한 켈리의 근황을 들은 루이즈는 전화도 안하고 생일 파티에도 오지 않은 켈리를 원망한다. 절친했던 이 두 친구에게 어떤 일이 일어났기에 루이즈는 켈리를 원망하고 켈리는 가출을 한 것일까? 7월에서 시작한 영화는 5개월 전인 2월, 다시 한달 전인 1월, 또 다시 그 전 해 12월, 10월로 점점 거슬러올라가면서 이들이 서로에게 얼마나 소중한 친구들이었는지 그리고 왜 다른 길을 가게 되었는지를 보여준다. 현재에서 과거로 거슬러올라가면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이 영화는 관객에게 사춘기 시절의 친구관계를 되돌아보고 우정의 의미를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10대 후반이던 루이즈와 켈리는 20대, 30대에 이르러서는 어떻게 되었을까? 이것은 관객들이 자신에게 던져도 좋을 질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