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들의 도시, 빠리>는 안드레아 바이스의 동명 원작에 기반하여 만든 다큐멘터리이다.
 <여자들의 도시, 빠리>는 20세기 초에 아름다움과 자유를 찾아 파리의 레프트뱅크에 모여들었던 창조적인 여성들에 관한 이야기이다. 새로운 삶의 양식을 추구했던 여성들의 공동체, 그들의 열정과 예술 그리고 실험적 삶이 만들어냈던 업적을 통해 새로운 종류의 여성들의 파리를 어떻게 그들의 세상으로 만들었는지 그리고 무엇이 그들이 추구했던 자유에 종말을 가져오게 하는지를 이 다큐멘터리를 잘 보여주고 있다.
 이 다큐멘터리는 여성의 시각으로 양차대전 사이의 파리의 문화사를 새롭게 쓰고자 하는 의도에서 만들어졌다. 파리는 여러 세대에 걸쳐 남성시인들과 화가들에 의해 유혹적인 여자로 묘사되어왔고 파리의 문화사는 바로 이 남성들의 예술활동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쉴러와 바이스의 <여자들의 도시, 빠리>는 예술의 도시 파리가 남성들만이 아니라 창조적인 여성들의 예술적인 삶과 업적에 의해 만들어졌음을 보여준다.
 여성예술가들의 입장에서 당시의 문화를 본다는 것, 또 여성예술인들의 다른 여성들과 맺는 관계 그리고 그들이 만들어냈던 파리의 아방가드르적인 분위기를 향취를 느끼고 보는 것은 흥미로운 일이다. 그리고 대안적 삶을 살았던 용감하고 창조적인 여성들이 20세기 초에 있었다는 것과 그러한 삶을 가능하게 했던 여성들의 공동체에 대해 20세기 말의 서울에서 논해보는 것도 재미있는 일일 것이다.
 *1996년 베를린 영화제 초청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