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유히 흐르는 하천과 푸른 풍경 너머 고층 아파트는 무심히 높아만 간다. 유령도시를 표류하는 슬픈 꿈의 한 장면인 양 마음 한구석이 아련해진다. 사라져가는 소리를 수집하는 수연은 오랜만에 고향에 돌아와 옛 친구를 우연히 만난다. 영화를 찍고 싶은 수연은 거제에서 용접노동을 하던 옛 친구와의 만남에서 묘한 위화감을 느낀다. 오해와 죄책감 속에서 이제는 헤어질 시간. 애도를 위해 삶과 죽음의 경계 공간인 림보를 배회하는 수연의 절제된 슬픔 속에 노동, 재개발, 우정의 가치 등이 부드러이 소환된다. [송효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