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를 통해 타인을 이해할 수 있을까. 〈당신의 해방〉은 그 가능성을 믿어보려 한다. 감독과 마찬가지로 베트남전쟁에 참전했던 할아버지를 둔 친구들을 만나 그들의 말을 듣고, 직접 할아버지의 얼굴을 들여다보면서, 나와 다른 세대의 삶과 경험을 이해해 보고자 한다. 베트남전쟁이라는 큰 역사를 다루지만, 영화는 바나나를 처음 먹었던 순간이나 일을 끝내고 해가 지는 걸 봤다는 이야기처럼 지극히 사적인 역사를 통해 ‘당신’과 내가 연결될 수 있는 가능성을 본다. [손시내 프로그래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