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리카 선주민 10대 소녀 로키(이사벨 더로이 올슨)는 이모 잭스(릴리 글래드스턴)와 단둘이 살고 있다. 2주 전 엄마 타위가 실종됐기 때문인데, 조카를 보호해야 할 잭스는 마약 운반으로 생활을 꾸리고 있으며, 어린 조카가 슈퍼에서 도둑질을 해도 제지하지 않는다. 두 사람에게 범죄는 이미 익숙한 행위다. 아메리카 선주민들의 축제 파우와우에 엄마가 늘 참여해왔다는 걸 아는 로키는 이 축제에 가면 엄마를 만날 수 있으리라 희망한다. 그러나 법원은 로키의 보호자를 잭스가 아닌 조부모로 선고내리고, 잭스는 조카를 납치해서라도 파우와우에 데려다주려고 한다.
제목인 ‘팬시댄스’는 아메리카 선주민들이 평원에서 추는 전통춤으로, 그중 엄마와 딸이 함께 춤이 유명하다. 로키는 파우와우에서 엄마와 팬시댄스를 추길 꿈꾸며 여정에 나서지만, 점점 범죄에 휘말린다. 얼핏 반(反)성장영화처럼 보이는 〈팬시댄스〉는 한마디로 정의할 수 없는 유사-어머니와 딸 사이의 복잡한 관계를 조망한다. 로키에게 품을 내어주고 첫 생리를 한 날 도움을 주는 어른은 이모 잭스뿐이기 때문이다. 〈팬시댄스〉는 올해 선댄스영화제를 통해 공개됐으며, 에리카 트렘블레이 감독의 첫 장편영화다. [배동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