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두천>은 1992년 주한 미군 병사가 저지른 실제 성매매 여성 살해 사건을 기반으로 한 가상 현실(VR) 단편영화다. 영화가 촬영된 곳은 실제 사건과 같은 장소인 미군 기지 근처 동두천의 오래된 주택가이다. 번쩍이는 네온 불빛, 클럽, 술집들 사이로 한 여성이 거리를 비틀거리며 걷고 있다. 그의 걸음은 관객을 어둡고 좁은 골목길로 이끌고, 잠시 후 관객들은 이제 초라한 모텔 방에 들어와 있다. 사방에 흩어진 옷과 폭력의 흔적이 보이고, 곧 이곳이 그의 방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이후 3분 동안 관객들은 살인 사건이 일어난 장소를 경험한다. <동두천>은 논쟁적 이슈인 미군 병사들의 범죄 문제를 개인적이고 감정적인 경험으로 전환하는 동시에 텍스트상의 역사를 가상 현실의 감각 영역으로 불러온다.
 

 [김진아, 감독의 트리트먼트에서 발췌(전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