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회 영화제(2020)
세키구치 노리코
위안부 / 전시 성폭력 / 파푸아뉴기니 / 일본 제국주의 / 전쟁 / 식민주의
시놉시스
일본이 전쟁 기간에 자국군의 '위안'을 위해 여성들을 성 노 예로 삼은 만행은 아시아와 태평양 지역에 널리 퍼져있다. 일본의 쇼와 천황(히로히토)이 사망한 직후인 1980년대 말에 촬영된 본 작품은 태평양 전쟁 초기에 일본이 침략하여 피해를 입힌 태평양 제도의 파푸아 뉴기니 현지 여성들이 기억하는 권력화 된 성폭력의 파괴적 트라우마에 주목한다.
프로그램 노트
1988년 쇼와 일왕의 건강을 염려하며 왕궁 앞에 모여든 시민들을 보여주며 영화는 시작한다. 이른바 '대동아공영권'의 논리를 바탕으로 전개된 전쟁의 최종 책임자가 생명을 다해가는 시점에 영화는 잊혀진 전장의 기억을 끄집어낸다. 망각 속에서 불려 나온 첫번째 기억은 일본 본토에서 5천 킬로미터쯤 떨어진 파푸아뉴기니 파병 일본군의 기억이다. 그의 책장은 라바울 전투에 관한 책으로 빼곡히 채워져 있을 정도로, 파푸아뉴기니는 그에게 잊혀지지 않는 전쟁의 현장이다. 그러나 그는 당시 전장에서 함께 있던 위안부, 현지의 여성들에 관한 질문에는 입을 닫는다. 당시 파견되었던 의사, 현지 생존 주민들의 증언이 이어지며 일본 출신 위안부는 물론이고, 조선인 위안부의 존재가 망각 속에서 끌어올려지고, 애써 폄하하거나 부인했던 파푸아뉴기니 현지 여성들과의 관계조차 함께 증언된다. 이러한 구성을 따라가며 관객들은 차츰 잊혀진 전쟁이란 외적 존재에 의한 것이 아니라, 기억하고 싶어하지 않는 주체(들)의 적극적 부인의 결과임을 깨닫는다. 결말부에 영화는 파푸아뉴기니의 남성, 여성 생존자들이 각각 일본 전통 동요 '공과 영주님'(鞠と殿様)과 전쟁 당시의 군국주의 유행가 '병사님 고마워요'(兵隊さんよありがとう)를 익숙하게 암송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 순간, 관객으로서 유지할 수 있던 거리마저 거대한 아이러니 속에서 소멸된다. [황미요조]
세키구치 노리코SEKIGUCHI Noriko
세키구치는 일본에서 대학을 졸업한 후 호주로 이주해 28년 동안 거주했고 그 곳에서 1989년 로 감독 데뷔를 했다. 본 작품은 전 세계 영화제에서 상영되었으며 멜버른 국제 영화제 최우수상을 비롯한 많은 상을 수상했다. 2010년, 치매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한 어머니를 돌보기 위해 고향으로 돌아가서 어머니의 상태를 촬영하기 시작했다.
Siglo,Ltd. / YAMAGAMI Sakiko / sakiko@cine.co.j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