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지연
World Premiere
성매매는 사라져야 한다고 믿어온 한 시선에서 출발해, 파주시 용주골 성매매 집결지의 폐쇄와 그에 반대하는 집회 현장을 마주한다. 성매매 집결지가 사라지는 것에 반대하는 이들은 누구인가. ‘범죄 현장’, ‘세뇌된 피해자들’. 소문 속 이미지와 달리, 용주골에는 다양한 삶의 현장이 존재한다.
성노동자, 활동가, 퀴어, 정신질환자 등 각종 소수자들이 모여 “삶은 폐쇄될 수 없다”고 외친다. 같은 구호를 외치면서도, 서로를 낯설어하는 이들. 쉽게 규정되지 않는 사람들, 쉽게 설명되지 않는 관계들.
그 사이에서 관계가 형성되고, 각자의 위치에서 삶을 지켜내기 위한 전략들이 만들어진다. 이들의 투쟁은 ‘여성인권’이라는 이름으로 진행되는 성매매 집결지 폐쇄 정책을 둘러싼 현실을 다시 묻게 만든다.
성매매는 사라져야 한다고 믿어왔다. 그러나 파주시가 용주골 성매매 집결지의 폐쇄를 ‘여성인권’을 위한 조치로 발표했을 때, 오히려 그에 반대하며 집회를 이어가는 사람들을 마주하게 된다. 이 폐쇄는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일까.
이 질문을 따라 용주골에 연루된 다양한 이들을 만나기 시작한다. 상인들, 업주, 그리고 그곳에서 일하는 성노동자 여성들을 만났다. ‘범죄 현장’, ‘세뇌된 피해자들’이라는 말로 환원되던 이곳에는, 각자의 방식으로 삶을 이어가고 있는 구체적인 얼굴과 관계들이 존재한다. 서로 다른 위치에서 이 공간을 살아가는 이들의 이야기는 기존에 알고 있던 생각들을 조금씩 흔들기 시작한다.
그 과정 속에서 이들의 투쟁에 합류하게 되고, 함께 현장을 지키는 흐름 안으로 들어간다. “삶은 폐쇄될 수 없다”는 구호 아래 모인 성노동자, 퀴어, 활동가 등 서로 다른 위치에 놓인 이들은 서로를 완전히 이해하지 못한 채 낯선 거리감을 유지하지만, 이내 서로에 대해 궁금해하고, 각자의 삶은 조금씩 겹쳐지기 시작한다. 삶을 지켜내기 위한 전략들 역시 그 관계 속에서 만들어져 간다.
〈용주골〉은 이러한 흐름을 따라가며, ‘여성인권’이라는 이름으로 이루어지는 폐쇄와 그에 맞서는 삶의 현장을 기록한다. 그 과정 속에서 정책의 이면에 놓인 질문들을 비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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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지연은 1996년생으로 대학에서 미술을 전공했다. 사회운동의 현장을 기반으로 다큐멘터리 작업을 이어가고 있으며, 노동과 젠더를 둘러싼 사회적 관계를 기록하는 데 관심을 두고 있다. 2024년 26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피치앤캐치에서 장편 프로젝트 〈용주골〉로 시우프상을 수상했다. 〈용주골〉은 첫 번째 장편 연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