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주연
World Premiere
대학원에서 여성학을 전공한 나에게는 많은 이들을 대상으로 페미니즘 관련 수업을 한다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있다. 언제든 누군가로부터 무례하게, 그리고 쉽게 공격받을 수 있다는 두려움이다. 미투 운동 이후 한국 사회 곳곳에서 페미니즘의 중요성이 강조되었고 성평등 교육이 의무화되는 진전이 있었다. 인식이 개선되고 제도가 마련되었다는 사실은 기쁘고 반가운 일이었지만, 내가 이 영화를 찍으며 마주한 구체적인 현실은 복잡했다. ‘예술가의 젠더연습’ 수업을 6년간 맡았던 혜민이 처음으로 자신의 무너지는 마음을 털어놓았을 때, 나는 외면하고 있던 질문이 떠올랐다. 더 넓은 세상과 다양한 관계를 향한 고민이 왜 공격과 혐오의 대상이 되었을까? 페미니즘은 예술과 무관한 것일까? 예술은 무엇일까? 〈움직이는 교실〉을 통해 나는 두려움보다 먼저 존재하고 있던, 기꺼이 다시 움직이기를 선택한 이들의 마음을 따라가 보려 한다.
양주연은 광주와 서울을 오가며 작업하고 있다. 학부는 방송영상을, 대학원에서는 여성학을 전공했다. 한국사회에서 ‘여성’이 서사화되는 방식과 역사가 되지 못한 기억에 관심이 많다. 최근작인 첫 번째 장편 〈양양〉 (2024)은 전주국제영화제,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캐나다 핫독스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등 국내외 유수의 영화제에서 상영되었으며, 동명의 에세이(한겨레출판)를 출간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