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국제여성영화제

점점 더 확장되는 디아스포라의 맥락과 경계의 삶을 장소, 문화, 정체성 등 여러 층위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탐색하는 동시대 영화 창작자들의 시선과 미학적 시도를 만날 수 있는 특별전. 경계에서 끈질기게 견디고, 삶의 조건을 단호하게 응시하며, 때로 유연하게 선을 넘나드는 다양한 얼굴들을 여러 형식에 담은 독일, 오스트리아, 미국, 일본, 한국의 작품들을 소개한다. 원폭 피해자, 강제 징용 피해자, ‘위안부’ 피해자 등 일본 제국주의의 폭력 속에 경계로 내몰리며 죽고 다친 수많은 이들의 이야기를 오랫동안 기록해 온 박수남 감독이 딸 박마의 감독과 함께 완성한 아카이브 다큐멘터리로 올해 베를린국제영화제에 초청 상영된 〈되살아나는 목소리〉, 일제강점기에 저마다의 이유로 일본으로 이주해 정착한 여성들의 노년을 정직하게 담아낸 〈아리랑 랩소디〉, 이주민의 도시 오스트리아 빈의 파보리텐 지역에서 3년간 초등학교에서 교사와 아이들을 기록한 루스 베커만의 〈파보리텐〉, 시리아 난민 소녀가 베를린 학교 여자 축구팀에 합류하면서 겪는 여러 경험과 변화를 그린 솔린 유수프의 〈축구 소녀 모나〉 등 경계의 삶을 다양한 각도로 바라보는 다채로운 시선을 접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