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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죽박죽 내 인생This Life of Mine

소피 필리에르

  • 프랑스
  • 2024
  • 101min
  • 15 +
  • DCP
  • color

Asian Premiere

SYNOPSIS

바르베리 비셰트는 어느새 55세가 된 스스로가 새삼 낯설다. 이름을 줄인 애칭이 하필 ‘바비’라는 점은 평생 불만이었지만, 그래도 괜찮은 엄마이자 신뢰할 수 있는 동료, 멋진 연인으로 살아오지 않았던가? 하지만 아무리 예상했다 해도 불가항력으로 맞이하게 되는 50대 중반의 시간대, 바르베리의 내면과 일상은 서서히 붕괴된다. 카피라이터로서 쓰는 광고 문구에 대한 주위의 반응은 신통치 않고, 시집을 냈어도 시인으로 기억해주는 이는 많지 않은 듯하다. 정신적으로도 물리적으로도 독립한 아들, 딸과는 서로 애정과 무시, 존중과 경멸 사이를 오가는 관계를 유지하고 있지만, 점점 좁아지고 느슨해지는 사회적 관계망 속에서 잊혀가고 불필요해지는 존재 같은 나의 자리가 어디인지 모호하고 혼란스럽다. 

 

〈뒤죽박죽 내 인생〉은 ‘중년의 위기’라는 한 마디에 결코 다 담을 수 없을 시간을 통과하는 인물의 불안과 망각, 내적 붕괴와 재구성 사이의 삶을 포착하며 질문하는 영화다. 거울에 비치는 나이든 육체는 볼 때마다 낯설고, 오랜 기간 구축해 온 관계나 기억, 한때 더 섬세하고 다채로웠을 언어와 감각도 점점 사라지는 것만 같은 시간대에 나를 구성하는, 또는 규정하는 본질은 무엇일까? 사건과 관계의 인과적 개연성보다는 의식의 흐름을 따라가듯 분방한 전개가 파편적이고 변덕스럽게 느껴질 때도 있겠지만, 이 기묘한 영화적 리듬은 현실과 인물의 자아 사이의 괴리를 직관적으로 드러내기도 한다. 지난날에 대한 향수 어린 회고나 한탄이 아닌, 현재형의 직진 돌파로 나이 듦의 시간 속에서 분해되고 재구성되는 자아의 속내를 파고드는 영화의 끈질김 또는 치열함은 미묘한 웃음과 위로의 온도를 띠고 있다. 그 웃음과 위로는 중년이라는 시간대에 국한되지 않고, 나이 드는 시간 속 자아의 해부도라는 맥락에서 열렬한 공감의 지점을 발견하게 할 것이다. 
〈뒤죽박죽 내 인생〉은 2006년 8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에서 상영된 〈신경쇠약 직전의 신부〉(2005), 〈마고가 마고를 만났을 때〉(2018) 등을 연출한 소피 필리에르 감독의 7번째 장편영화이자 마지막 작품이다. 혼란의 기로에 선 캐릭터의 심리 묘사와 언어의 묘미를 한껏 살리는 프랑스 코미디로 이름난 소피 필리에르의 세계, 〈타인의 취향〉〈룩 앳 미〉의 감독이면서 배우, 시나리오 작가로도 활동해 온 아네스 자우이의 실감 나는 연기가 만난 영화는 동갑내기인 두 여성 창작자가 실제 현실에서 치열하게 돌파해 왔을 시간의 무게를 유추하게 하는 증거이기도 하다. 올해 칸영화제 감독주간에서 공개된 이 작품은 26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에서 아시안 프리미어로 상영된다. (황혜림)​

schedule

Code Time Theater Grade Event
개막식 + 개막작 <뒤죽박죽 내 인생> 2024-08-22 | 18:00 - 20:40 씨네큐브 1관
뒤죽박죽 내 인생 2024-08-24 | 13:40 - 15:21 CGV 연남 6관
뒤죽박죽 내 인생 2024-08-27 | 13:30 - 15:11 CGV 홍대 5관

Director

  • 소피 필리에르Sophie FILLIÈRES

    프랑스의 국립영화학교 라 페미스(La Fémis)에서 공부했고, 감독이자 시나리오 작가로 활동해 왔다. 첫 번째 단편영화 〈소녀와 개 Des filles et des chiens〉(1991)로 1992년 클레르몽페랑국제단편영화제 국내 경쟁 부문 심사위원특별상, 프랑스의 재능 있고 독창적인 젊은 영화인에게 수여되는 장비고상(Prix Jean Vigo) 등을 수상한 바 있다. 주디트 고드레슈가 주연한 〈그랑 프티 Grande petite〉(1994)로 장편영화에 데뷔한 이래 엠마뉴엘 데보스와 함께한 〈신경쇠약 직전의 신부〉(2005)와 〈당신이 안 한다면 내가 If You Don't, I Will〉(2014), 〈마고가 마고를 만났을 때 When Margaux Meets Margaux〉(2018), 〈뒤죽박죽 내 인생〉까지 모두 7편의 장편영화를 연출했다. 시나리오 작가로 필립 그랑드리외의 첫 장편영화 〈음지〉, 노에미 르보브스키의 〈나를 잊어요 Forget Me〉 외 다수의 각본을 썼으며, 쥐스틴 트리에의 〈빅토리아 Victoria〉〈추락의 해부〉에 배우로 출연하기도 했다. 암 투병 끝에 〈뒤죽박죽 내 인생〉의 완성을 앞두고 2023년 7월 31일 타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