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하는 여자들, 외침과 속삭임’은 문학, 음악, 미술 등 다양한 예술 창작을 통해 세상을 향한 ‘발화’를 이어가는 여성의 삶과 작품세계, 이를 재현하는 여성 영화 창작자들의 시선과 미학적 시도를 돌아보는 특별전이다. 최근 여성감독의 영화 중에는 실존 인물이든 허구적 이야기든 다양한 예술 분야에서 활동하는 여성 예술가의 삶과 초상을 담은 작품들이 꾸준히 눈에 띈다. 예술 창작자로서의 활동과 여성으로서의 일상이 교차되는 여성 예술가의 이야기는 가족, 결혼과 가정에 대한 고민, 기회와 경력 단절, 미추에 대한 사회적 고정관념, 여성적 시선과 창작 방식에 대한 선입견 또는 몰이해 등 가부장적 체제와 문화 안에서 여성들이 겪게 되는 개인적, 사회적 굴곡을 극적으로 드러내곤 한다. 이번 특별전에서는 9편의 다큐멘터리를 통해 그 굴곡의 삶을 극적인 요소로만 소비하거나 매력적인 소재 또는 대상으로서 타자화하는 방식을 넘어서, 여성 예술가들의 삶을 깊이 있게 이해하고 재현하고자 하는 여성 창작자들의 시선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80년대 미국 언더그라운드 문화를 생생하게 담은 사진작가 낸 골딘의 예술 세계와 마약성 진통제 유통에 반대하는 현재의 투쟁을 담은 〈낸 골딘, 모든 아름다움과 유혈사태〉, LGBT 인권 운동에 앞장서 온 미국의 전설적인 포크록 듀오 인디고 걸스의 음악과 액티비즘을 다룬 〈어쨌든 인생일 뿐〉,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아니 에르노 가족의 70년대 홈비디오 영상을 재구성한 작품으로 영상 속 이미지와 아니 에르노의 글쓰기를 닮은 독백 같은 내레이션의 대비가 흥미로운 〈슈퍼 에이트 시절〉, 〈피아노〉(1993)로 여성감독으로는 처음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제인 캠피온의 영화 세계를 집중 탐구하는 〈제인 캠피온, 시네마 우먼〉 등이 이 특별전에서 소개된다. [황혜림 프로그래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