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년대 후반과 70년대 초반에 걸쳐 세계적으로 팽배했던 여성해방운동은 일본의 경우 1970년 우먼리브 운동으로 시작되었다. “여성으로부터 여성들에게”라는 슬로건처럼 일본의 여성해방운동은 여성들이 서로 동료가 되어 남성들이 정의한 “여성”으로부터 탈피, 여성 스스로 새로운 여성의 정체성과 삶의 방식을 만들고자 모색하였을 뿐 아니라 낙태규제반대운동을 주도했던 정치적 운동이기도 했다.
 구리하라의 영화는 일본의 우먼리브 운동에 대한 새로운 조명으로 신선한 충격을 준 작품이다. 리브 운동이 시작된 지 20년이 지난 지금, 당시 운동에 참가했던 여성들의 삶은 각양각색이다. “일본에 리브 운동이 있었음을 알았다면 일본을 떠나지 않았음을 분명히 밝힌다. 당시 우먼리브 운동을 주도했던 야마토 후미코를 뉴욕에서 만나 우먼리브 운동에 대해 알게 된 구리하라는 후미코가 폐암으로 39세에 요절하자 그녀의 발자취를 통해 일본의 여성운동사를 더듬어보려는 의도에서 다큐멘터리 촬영을 시작한다. 구리하라는 당시 사회로부터 부정적으로 취급당해 겨우 5년만에 사회의 표면에서 자취를 감추어버린 일본 리브 운동의 실제 모습을 탐구한다. 도대체 리브 운동은 무엇을 구하고자 했던가? 일본 사회는 리브 운동으로부터 어떤 영향을 받았으며 운동에 관여했던 여성들은 지금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가? 다양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 그들의 현재의 삶을 통해 4반세기에 걸친 일본여성사가 모습을 드러낸다. (정수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