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국제여성영화제

'링키지: 감독 × 비평가'는 지난해와 올해 개봉했거나 제작된 한국 여성 감독의 영화 7편을 선정해 담론적, 비평적 측면에서 집중 조명하는 영화제 신설 섹션이다. '페미니즘 리부트'로 명명되는 전 사회적, 사상적 전환을 영화제가 적극적으로 긍정하고 끌어안으며 동시에 영화제가 어떤 방식으로 여성 창작자들의 작업을 더 깊이 읽어낼 것인가를 고민하는 과정이 반영된 기획이다. 또한, 현 시점의 여성 영화의 담론 지평을 넓혀나갈 방도를 모색하고 영화제가 단기간의 축제와 일회적 상영으로 제 역할을 국한하거나 답습하지 않기 위한 성찰이기도 하다. 영화제는 생동하는 여성 영화의 활기를 지속해 나가기 위한 논의와 숙고의 장이 되기를 희망한다. 

여성-영화-비평-담론 그 각각의 의미를 재고하는 동시에 그 각각이 어떤 방식으로 서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인가. 서울국제여성영화제는 '연결'과 '연동'이라는 의미의 '링키지'(Linkage)에서 잠정적으로 그 해답을 찾으려 한다. 당대의 여성 감독의 작품을 한국 영화사 속에서 이해하고 영화 평론 뿐 아니라 영화 외 문화예술 분야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비평가, 소설가, 시인, 연구자, 활동가 등을 초대해 논의의 깊이를 더한다. 올해 영화제의 슬로건 '서로를 보다'와 '여성 영화인 지원 프로젝트: 코로나 시대, 서로를 보다'가 지향하는 바인 '우리는 서로 연결돼 있다'와 긴밀하게 이어지는 지점이기도 하다. 

'링키지: 감독 × 비평가'의 시작을 함께해 줄 영화는 경순의 <애국자 게임 2 – 지록위 마>(2019), 신수원의 <젊은이의 양지>(2019), 윤가은의 <우리집>(2018), 김초희의 <찬실이는 복도 많지>(2019), 김도영의 <82년생 김지영>(2019), 박누리의 <돈>(2018), 이종언의 <생일>(2018)이다. 이들 작품이 근래의 한국 여성 감독 영화의 어떤 경향성을 대표하는 것은 아니다. 그것을 말하기 위해 정리된 리스트 또한 아니다. 오히려 저마다의 창작자가 직면하고 분투하고 있는 상이한 영화 현장과 제작 여건을 살펴보고 각각의 창작자가 제기하는 질문과 영화적 관심사를 함께 두고 말하기 위한 구체적인 사례들에 가깝다. 여성 영화의 다양한 경우를 통해 해석과 논의의 차원을 열어젖힐 때, 여성 영화는 더 많은 이야기를 제기하며 재독해 될 것이다. 올해는 여성 감독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시작하지만 이후 '링키지: 감독 × 비평가' 섹션은 여러 분야의 여성 영화인들의 작업과 활동을 조명할 계획이다. 한편, 영화제 기간 해당 영화의 상영 이후에는 각 영화에 관해 감독, 영화 평론가, 문화예술 분야의 필자들이 함께하는 대담이 네이버TV '서울국제여성영화제 SIWFF' 채널과 영화제 공식 유튜브를 통해 공개될 예정이다.  정지혜 / 프로그래머